드디어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게 된 날.
신구, 박근형의 두 원로 배우의 연극 무대를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설렘이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어떤 모습일지, 그 두 분을 실제로 보게 되면 내가 어떤 마음이 들지 어떤 울림을 내가 받을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손꼽아 기다렸다.
책, 블로그에 아무것도 검색을 하지도 않았다. 알게 되면 기대와 설렘, 실망과 서운함을 느끼게 될 것만 같았다.
같이 본 모임 일원이 한 말 중
“보고 난 사람이 고도가 뭔지를 모른대요.” 라는 말에 울림이 있었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잘 들어야겠구나.
싶었다.
1부가 시작되고 한 마디 한 마디 다섯 배우의 대사를 꼼꼼히 듣고, 쉬는 시간에 함께 본 모임 일원과 100분 토론이 이어졌다. 과연 각 인물들은 왜 그렇게 말하지? 이건 뭐지? 나만 이해가 안되는 건가?
2부가 시작되고 또 망치로 맞은 느낌...
공연이 끝나고
함께본 동행인들과 함께 여러 주제와 의미를 가지고 토론이 벌어졌다.
“고도를 기다리며” 책이 국문과 학생들의 필독서이고, 고도는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인다는데 정말 그 표현이 나를 형용하는 딱 그것이었다.
오랜만에 명배우들의 연기를 눈앞에서 볼 수 있어서 행복했고, 동행한 지인들과 함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 순간이 나로서는 내가 사회의 일원이고, 내가 이 시대를 살아가며 사색을 하고 있는 존재임을 느끼게 되었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연극. 언젠가 또 한다면 다시 보고 싶은 연극이다.
내가 가진 삶의 고민에 따라 고도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것 같다. 멋진 연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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