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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결혼하자는 남자친구에게 내가 한 말은 란 문장이었다
“60먹어서도 둘이 손잡고 산책힌다고 하면 결혼할게”
그 땐 그냥 나이먹어서도 네가 좋아서 같이 다니고 싶어 라는 말을 하고 싶었나보다
어렸을 때부터 부부가 사이좋아서 웃으며 이야기하는 부부는 거의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살고 싶었던 모양이다. 남자친구랑 손잡고 산책하는 것이 좋았던 나는 나이 들어서도 사이좋은 남녀관계로 지내고 싶었다.
신혼초부터 10년까지는 손잡고 걷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애들이 어렸을 때는 안고 다니면서도 남편의 한 손은 내 차지였다. 겨울에 그의 손은 따뜻해서 차가운 내 손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으니까. 코트나 점퍼 안에 그는 내 손을 잡아 자기 호주머니에 함께 넣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가니 남편과 내의 손은 아이들의 차지가 되았다. 더운 여름날엔 서로 떨어져 걷다보니 손을 잡는 것도 어색해진다.
이대로 어색해지면 내가 약속을 어기는 것에 되니, 날도 시원해진다고 하니 다시 남편 손을 잡아야겠다.